바람의 이야기, 카이

현대차 제네시스 출시 1년, 성공일까 실패일까


국내 최초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세상에 태어난지 벌써 1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나온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작년 11월에 브랜드 데뷔를 했으니 이젠 정말 1년이 되었네요. 


토요타의 렉서스를 보면서 부러워 했었기에 현대차가 '제네시스' 를 선보였을 때 상당히 감개무량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싸구려차의 대명사로 불렸고 한국차는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국도 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나올 수 있을까 했는데 그 꿈을 제네시스가 이뤘기 때문입니다.  



아직 렉서스, 인피니티 같은 수준의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독일차와 일부 브랜드만 어울리는 그들만의 고급차 시장에 한국차가 뛰어들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도 짧고 성능이나 여러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제네시스가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출시때 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내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1년의 시간속에서 제네시스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을까요 


제네시스 출시 1년, 성공일까 실패일까?


제네시스는 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 어큐라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일본 럭셔리 브랜드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제네시스는 기존 현대차 산하에 있던 제네시스를 브랜드 독립을 시켰다는 점 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가 아닌 기존의 차량 이름을 프리미엄 라인으로 따로 만들었다는 것이 큰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렉서스 


이미 사용하던 이름을 브랜드로 그대로 쓰다 보니 얻는 친숙한 느낌은 장점이지만, 현대차와 여전히 연결되었다는 느낌은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는 브랜드의 독창성과 차별성인데 제네시스는 초반부터 그런 부분에서 약점을 가지고 출발점에 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현대차와 같은 판매망을 이용중인 제네시스 


현대차는 제네시스 출시 이후 여전히 제네시스 전용 판매망이 아닌 현대차 판매망에서 제네시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출시때 부터 전용 판매망을 구축해 놓고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렉서스와는 다른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만 제네시스는 여전히 현대차에서 완전히 분리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독립 되기는 했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는 현대차의 따듯한 보살핌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따로 또 함께 전략' 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 G90 실내 


제네시스를 빠르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 시키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전시장과 A/S망을 구축해 놓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가 총 6개 라인업을 갖추는 2020년이 되면 그때 전시장과 A/S 망을 현대차에서 분리 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제네시스를 빠르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소비자들에 인식을 시키려면 현대차와의 단절은 필수적인데 현대차는 아직 그런 과감한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렉서스는 데뷔후에 철저하게 토요타와 연결된 모든 흔적을 지워 버리면서 미국 고급차 시장에 빠르게 안착을 했는데 그와 정반대의 길을 가는 제네시스의 행보가 우려스럽네요.


성공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국내시장 


현대차는 한국 브랜드이긴 하지만 국내에서 욕을 먹는 브랜드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차량들도 같이 욕을 먹고 있는데 그나마 욕을 덜 먹고 인정을 받는 차량은 제네시스가 유일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에서 유일(?) 하게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차량인 제네시스는 1세대를 거치고 2세대를 이어 오면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 G80


1세대 모델도 사랑을 받았지만 2세대는 훨씬 세련된 디자인에 진보된 기술로 성공 신화를 계속해서 만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브랜드 독립을 한다고 해도 어느정도 성공에 대한 보장은 있었습니다. 이미 워낙 인기있는 차량 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상했던데로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후에 이름을 제네시스 G80 으로 바꾼 후에도 판매량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과 성능은 기존 BH 모델을 그대로 가져가고 이름만 바꿨기에 판매량이 큰 폭으로 오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 G90


그리고 에쿠스를 대신해서 선보인 제네시스의 기함인 EQ900 역시 초반에 큰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유린 당했던 국내 고급차 시장을 현대차는 EQ900의 투입으로 다시 빼앗아 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두 모델은 9월까지 누적 판매량 합계로 국내에서 4만9180대가 판매가 되었습니다. 현대차 전체판매 순위로 4위(포터제외), 세단으로 보면 3위에 해당하는 판매량입니다. (싼타페 58,908대)


현대차 세단 9월까지 누적 판매량 (SUV, 상용차 제외)  

 1위 아반떼

 70,310대

 2위 쏘나타

 63,435대

 3위 제네시스(EQ900+G80)

 49,180대 (EQ900 20,400대 + G80 28,780대)

  

판매량 수치로 보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나 G80 같은 경우는 초반과 지금이나 비슷한 판매량을 보여주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쿠스 후속으로 등장한 EQ900은 초반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판매량이 계속 떨어지는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초반까지만 해도 벤츠 S클래스 보다 앞도적인 판매량을 보여주면서 고급차 시장의 제왕으로 올라섰지만 9월 1천대가 무너지면서 976대로 내려 앉은 상태 입니다.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던 1천대 아래로 판매량이 떨어졌다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경쟁차중에 하나인 BMW 7시리즈는 빠르게 판매 역주행을 하면서 S클래스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데 그 경쟁에서 EQ900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여기서 판매량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고 더 내려 간다면 제네시스 국내 성공에 있어서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제네시스 


한국 시장 출시 이후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 상륙 했습니다. 선봉장은 G80 이 맡았고 그 이후 플래그십인 G90(EQ900) 이 출시 되었습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출시에 가장 공을 들이는 시장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인데, 미국이 글로벌 고급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성공 한다면 그외 지역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그 만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G80 은 미국 시장에 8월에 진출을 했습니다. 한국과 마찬 가지로 미국에서도 기존 제네시스(BH)모델은 나름 선방을 하고 있었습니다. 1세대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량' 에 선정 되는 등 인지도나 품질면에서 인정을 받은 상태라 미국에서도 비교적 성공적인 발걸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작년 미국을 방문했을때 도로 곳곳에서 제네시스를 비교적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바탕이 있었기 때문에 기존 모델(BH)와 비슷한 판매량을 보여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두 차량은 거의 동일한 차량 이지만 약간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또한 브랜드가 현대차가 아닌 제네시스다 보니 가격적인 인상이 이루어졌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는 향상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인상이 이루어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G80 의 판매량은 생각보다 저조한 편입니다.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  

 G80 

 8월 1,497대

 9월 1,201대 

 G90(EQ900)

 9월 10대 


제네시스(BH)는 이전에도 월 2천대 이상 판매되는 모델인데 G80은 현재 월 1천여대 정도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BH 모델의 판매량과 합치면 2천대가 넘어가긴 하지만 더 개선된 모델을 투입 했고 럭셔리 브랜드로 승격 했기에 이 정도의 판매량은 아쉽다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함인 G90은 9월에 첫 진출을 해서 10대만 판매가 되었고 기존 에쿠스는 60대가 판매 되었습니다. 온전한 한달 판매량이 아난 짧은 영업기간에 이루어진 판매량이라 10월에는 더 높은 판매량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약간 불안하긴 하네요. 


▲ 제네시스 G90 첫 양도 고객 


이전에 에쿠스가 워낙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달리 미국 대형 럭셔리카 시장은 워낙 치열하기에 G90 에게는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계약을 한 고객들은 이제부터 G90을 받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읽었습니다. 


제네시스의 미국 도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본격적으로 판매가 되는 10월 판매량 결과를 통해서 어느정도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제네시스는 국내에 세번째 라인업인 G80 스포츠를 선보였고 내년에는 스포츠 세단 G70 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럭셔리 SUV 모델을 선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라인업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G70 이 나오고 SUV 모델이 나온다면 제대로 렉서스와 한판 대결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형 그랜저 제네시스로 편입되나?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소식이 최근에 전해졌는데 최근 공개된 신형 6세대 그랜저는 국내에서만 판매하고 미국에서는 그랜저가 아닌 제네시스 엔트리급으로 데뷔한다는 상당히 흥미로운 소식이 나왔습니다. 


일단 이번 신형 그랜저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고 미국에서는 일단 그 보다 상품성을 훨씬 높여서 다른 차량으로 만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새로운 이름을 단 차량이 될 수 있겠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아서 'G60' 이름을 달고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제네시스 라인업이 전부 후륜구동(RW) 모델 뿐이 없는데 FW 모델을 투입해서 렉서스 ES 와 같은 저렴(?) 하면서 볼륨 모델의 역할을 할 차량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현대차는 그 역할을 신형 그랜저에게 맡길 생각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는 또 다른 역차별 논란을 만들고 있는데 현대차에게는 부담스러운 작업 이지만 제네시스 입장에서는 다양한 라인업이 추가 되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제 출범한지 1년이 지난 제네시스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럭셔리 자동차 시장은 기존의 일반차와 달리 역사와 브랜드 명성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선택을 받는 시장입니다. 이미 철옹성을 구축한 독일차와 나름 성공적인 입지를 마련한 렉서스와 경쟁 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품질은 기본이고 여기에 어울리는 스토리까지 있어야 합니다. 


아직은 둘다 부족하지만 현재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기에 1년 후에는 어떤 자리를 만들었을지 상당히 궁금해지네요. 아직은 성공과 실패 유무를 말하기 어렵지만 내년 이맘때면 확실히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과연 내년에 제네시스와 관련해서 어떤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까요? 한국 최초의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 부디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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