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필리핀서 느낀 한국차 현주소, 존재감 사라지는 현대차?


해외를 방문 했을때 제가 늘 살피는 것들이 몇개 있는데 자동차와 IT제품이 대표적 입니다. 시간이 없더라도 꼭 IT가전매장이나 모바일샵을 들려서 그 나라의 IT 동향을 살피곤 합니다. 그리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보면서 인기 있는 브랜드와 차량이 뭔지 확인을 합니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할까요?



IT 관련기기와 자동차를 좋아하다 보니 한국이 아닌 해외를 방문 했을때 어떤 제품들이 사랑받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느낀 한국차 위상


얼마전에 필리핀을 보름 정도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필리핀은 올 상반기에도 다녀왔는데 그때는 단순 가족여행으로 세부를 방문해서 리조트에서 일주일 내내 머물러 있었기에 이런 동향을 살피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세부가 아닌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최북단에 위치한 카가얀데오로 입니다. 국내에서는 약간 생소한 지역이긴 한데 제가 즐겨 방문하는 지역으로 요즘 필리핀에서 떠오르는 지역 중에 하나 입니다. 한국인 관광객도 미국인에 이어서 2위를 달리고 있어서 직항 개설을 검토중인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수십차례 방문했던 곳인데 방문 할 때마다 자동차 트랜드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곤 했습니다. 필리핀 전체가 아닌 일부 지역이고 또한 이동중에 가볍게 살펴 본 느낌을 토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관적 판단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냥 필리핀 일부 지역에서 한국차의 위상이 이렇다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떠오르는 자동차 시장인 '아세안(ASEAN)' 에서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세안 주요국가는 일본차들이 거의 장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차는 구형 모델만 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역시 아세안 국가중에 하나로 일본차가 거의 시장을 장악한 상태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차를 도로에서 만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래전 부터 카가얀데오로 지역을 방문 할때마다 매년 늘어나는 현대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차가 득세를 하고 있기에 거의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도로위를 달리는 현대, 기아차를 볼 때마다 상당히 신기 하더군요. 미국을 방문 했을때는 현대기아차를 너무 쉽게 만날 수 있어서 별 느낌이 들지 않은데 필리핀은 좀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현대차 전 라인업이 다 인기가 있는 건 아니고 한 모델만 유난히 인기가 있는 편입니다. 국내에서도 승합차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인데 '스타렉스' 가 그렇습니다. 스타렉스는 필리핀에서 오랜 시간 큰 사랑을 받아온 차량입니다. 


제가 필리핀을 방문했을때 만나는 한국차가 10대라면 그 중에 7대는 스타렉스일 정도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업무용이 대부분이고 가정용으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필리핀은 정 반대 입니다. 가정용으로 스타렉스를 많이 구매를 합니다. 


▲ 현대 스타렉스 


아무래도 한국과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필리핀은 카톨릭 국가로 낙태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3명 이상의 다자녀에 이동 할때는 늘 가정부와 함께 하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탈 수 있는 차량이 필요 합니다. 그러면에서 스타렉스는 필리핀 라이프 스타일에 딱 맞는 차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렉스는 필리핀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다른 한국차는 보기 어렵지만 스타렉스는 늘 볼 수 있었고 한국차를 상징하는 차량이 되었습니다. 



▲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골프장에서 접한 한국차를


점점 존재감 사라지는 현대차?


하지만 2년만에 방문해 보니 도로 풍경이 많이 바뀐 것 같더군요. 예전에 비해서 한국차를 보기는 더 어려워졌고 스타렉스 역시 예전처럼 쉽게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2014년 필리핀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보면 1위 토요타(45.2%) 2위 미쓰비시(18.4%) 3위 현대차(9.8%) 4위 포드(8.7%)가 차지 했다고 하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가 않더군요. 아무래도 2년전 점유율이라 그런지 지금은 한국차를 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보여도 거의 오래된 중고차가 전부였고 신차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투싼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서 조금 기대를 했는데 17여일 머무르면서 1대 정도 본 것 같습니다. 세단은 거의 보기 힘들고 이 외에는 거의 오래된 모델에 그것도 한국 식당이나 한국인 밀집 지역에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현지 한국인들이 중고로 한국에서 많이 들여와서 타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 스타렉스 빈자리 차지하는 토요타 하이에이스


스타렉스도 이젠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대신에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토요타 '하이에이스(hiace)'가 많아졌더군요. 기아 봉고, 현대 그레이스와 유사한 박스카로 필리핀에서 스타렉스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필리핀 대세는 픽업트럭 


그리고 예전에도 인기가 많았지만 픽업트럭이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픽업트럭은 글로벌 대세 차량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필리핀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픽업트럭 10대중 7대는 일본, 3대 정도가 미국 브랜드를 달고 있는 것 같습니다. SUV 역시 예전보다 더 많이 보였는데 일본차는 토요타, 닛산, 미쓰비시, 이스즈, 혼다 가 많이 보였고 미국차는 포드, 쉐보레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망한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한 일본 미쓰비시는 필리핀에서는 여전히 아주 잘 나가고 있더군요. 동남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이래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다 망해가는 미쓰비시를 인수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 인수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인 일본차 이스즈(ISUZU) 역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 포드 레인저


그리고 미국차의 약진도 돋보였는데 예전에는 별로 보이지 않던 미국차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미국차는 거의 대부분 픽업트럭으로 포드 '레인저(Ranger)' 가 상당한 인기를 누리는 듯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디자인도 이쁘고 덩치도 커서 F시리즈의 대안으로 제격인 것 같았습니다. 가격도 일본 픽업 트럭과 비교해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쉐보레 같은 경우는 콜로라도 픽업트럭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 쉐보레 콜로라도 


쇼핑몰에 돌아 다녀보면 차량 홍보를 많이 하는데 미국차들이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 같았습니다. 필리핀에서 일본차의 강력한 라이벌은 앞으로 한국차가 아닌 미국차 브랜드가 될 것 같아 보입니다. 


독일차나 유럽차 대리점이 있긴 했지만 거의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생뚱맞게 프랑스 푸조 차량이 생각보다는 많아서 놀라긴 했지만 필리핀 자동차 시장은 일본차, 미국차 브랜드가 장악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 르노 알라스칸, 벤츠 X클래스에 기본 틀을 제공한 닛산 나바라 


현대차, 기아차는 예전보다 더 찾아 보기 어려워진 것 같고 점점 동남아 시장에서 힘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아무래도 픽업트럭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픽업트럭 모델이 하나도 없는 현대차가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아차도 없기는 마찬 가지 입니다. 


2014년 현대차 점유율이 3위라고 했는데 올 1.4 분기에는 1위 도요타는(39.92%), 2위 미쓰비시(19.2%), 3위 포드(10.3%), 4위 이스즈(8.6%), 5위 혼다(8.31%) 순 이라고 합니다. 제가 현지에서 볼때도 이 점유율이 맞는 것 같습니다. 현대,기아차 순위는 거의 꼴찌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선 출시가 시급한 현대차 픽업트럭 


현대차는 북미나, 인도,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나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동남아 시장에서는 일본차에 밀려서 명함도 못 내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은 계속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에 현대차가 판매량 확대를 위해서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필리핀 자동차 관세가 낮아 지면서 한국차의 돌파구가 생겼습니다. 요즘 티볼리로 부활한 쌍용차는 올해 필리핀 시장 재 진입을 선언 했는데 티볼리, 코란도, 로디우스 등으로 필리핀을 공략한다는 계획 입니다. 


현대차도 낮아진 관세 때문에 앞으로는 지금보다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워낙 일본차가 철옹성을 구축한 상태이고 픽업트럭 모델이 하나도 없기에 경쟁 하기가 쉽지 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동남아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려 한다면 픽업트럭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하기에 더 이상 시간 지체하지 말고 픽업트럭을 출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늘 필리핀을 갈때마다 늘어난 한국차를 보면서 내심 흐믓한 마음들이 있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스마트폰, IT제품들은 LG전자, 삼성전자가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데 자동차 부분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관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번 FTA 체결로 기회를 잡았으니 다음 방문때는 필리핀 도로에 좀 더 많은 한국차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현대차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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