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떠나는 캡틴, 르노삼성 길을 잃다


한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전무했던 르노삼성은 작년부터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수장으로 오른 박동훈 사장의 지휘아래 SM6, QM6가 맹활약 하면서 다시 부활하기 시작한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간담회에 참석해서 박동훈 사장과 직접 이야기를 해본적도 있는데 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선한 이미지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강단있고 스마트 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공격적으로 르노의 전략 차종을 국내에 도입하려는 의지를 보면서 르노삼성의 앞으로의 전망도 밝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기대를 했던 CEO 였는데 최근 뜻하지 않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대중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박동훈 사장이 느닷없이 르노삼성 수장 자리에서 내려 온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에 한국GM 제임스 김 사장도 갑자기 물러 나면서 놀라움을 안겨 주었는데 이번에 르노삼성의 박동훈 사장도 뒤를 이어서 전격 사퇴 발표를 한 것 입니다.


▲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임발표


르노삼성 수장 자리에 올라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다가 이렇게 갑자기 사퇴 발표를 한다고 하니 뉴스를 보고 저도 좀 놀랐습니다.


앞으로 할일이 이전보다 더 많은데 너무 빨리 물러난 것이 아닌가 싶네요.


▲ 클리오와 함께 한 박동훈 사장


배경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 입니다.


사실 르노삼성의 지금 상황이 별로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완성차 회사 2개업체의 수장이 직접 사퇴를 발표했는데 두 회사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 2017 서울모터쇼 박동훈 사장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입니다.


박수칠때 떠나면 멋진 모습을 남길 수 있지만 두 수장은 모두 회사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떠나버려서 이런 멋짐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이네요.


흔들리는 르노삼성호를 보면서 캡틴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배를 떠나면서 르노삼성의 앞날에 더 큰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빈자리가 된 캡틴은 1991년 프랑스 르노에 입사해 현재 글로벌 RCI 뱅크&서비스 부사장으로 근무 중인 도미닉 시뇨라가 맡는다고 합니다.


그는 지난 2006년~2008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자동차 전문금융회사인 RCI코리아(브랜드 르노캐피탈)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습니다.



한국인에서 이젠 프랑스 사람으로 캡틴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캡틴은 지금 길을 잃고 해매는 르노삼성에게 올바른 길을 찾아줄 수 있을까요?


작년 4위를 차지하고 3위를 노리던 르노삼성은 올해 쌍용차에 다시 밀리면서 꼴찌로 내려 앉은 상태 입니다.


9월 누적 판매량

3위 한국GM 102,504대 (-19.9%)

4위 쌍용 79,847대 (+8%)

5위 르노삼성 75,172대 (+5.6%)


누적 판매량에서 국내 완성차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5.6% 성장을 했을 뿐 입니다.


▲ 쌍용차에 밀린 르노삼성


마이너스가 아닌게 어디냐 할 수 있는데 올해는 QM6 누적 판매량이 더해졌음에도 이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을 뿐 입니다. 그럼에도 결국 4위 자리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르노삼성이 올해 길을 잃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신차의 부재


르노삼성은 올해 단 1개의 신차도 출시 하지 못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등장을 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어야 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년에나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클리오


올해 4월에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화려하게 공개가 되어서 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데 기난 긴 기다림속에 얻은 것이라고는 출시 지연 소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기대를 했던 모델이라 출시 지연 소식에 아쉬움이 컸던게 사실 입니다. 


클리오는 국내 생산이 아닌 해외 수입차량이라 물량을 수급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국내로 가져올 물량이 충분치 않습니다.



무늬만 국산차가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인데 예전에 국내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QM3도 물량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소형SUV 경쟁에서 이탈한 전력이 있기에 르노삼성은 클리오 출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수입 했다가 생각보다 높은 인기로 수요가 몰리는데 물량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흥행에 실패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QM3로 충분한 경험을 했고 한국GM 임팔라 역시 초반에 높은 인기를 끌었다가 수입 물량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서 타이밍을 놓쳐서 지금은 월 200여대 팔리는 차량으로 전락한 상태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지 않으면 굳이 서둘러서 출시할 필요가 없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연말이고 연식 변경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하반기에 출시할 필요성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 클리오가 출시 된다고 해도 경쟁력을 과연 갖출 수 있을지도 의문 입니다.


유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폭스바겐 폴로와 함께 해치백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국내서 출시 될때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큰 성공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 폭스바겐 골프


국내서 출시 된다면 준중형 가격대로 판매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가뜩이나 해치백 인기가 낮은 한국에서 고가의 해치백 모델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런지는 아직은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은게 사실 입니다.


그리고 내년 출시 가능성이 높은 신차가 있는데 MPV 모델인 '에스파스' 입니다.


▲ 르노 에스파스


에스파스 역시 박동훈 사장이 부임시절 그렇게 빨리 출시를 하려고 노력했던 차량인데 아직도 못 보고 있습니다. 결국 급작스러운 사퇴를 하게 되면서 그렇게 애썼던 에스파스 출시를 못 보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만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만약 국내 출시 한다고 해도 파급력을 제대로 미칠 수 있을지 미지수 입니다.


▲ 에스파스 실내


국내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는 기아 카니발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하고 에스파스 같은 경우는 9인승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습니다.


또한 내년에는 더욱 커진 차체의 신형 싼타페가 출시가 되고 또한 한국GM은 미국에서 8인승 대형SUV 트래버스를 국내에 들여옵니다.


▲ 쉐보레 트래버스


이전에 에스파스가 들어온다고 할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역시 에스파스는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하는 방식이 될 것이고 물량 수급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가격 역시 문제 입니다.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미 시장에 너무 많은 대안들이 있기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아봅니다.


SM6, QM6 처럼 럭셔리 전략으로 차별화를 만들어서 성공한다면 모르겠지만 말이죠.


전략 차종의 부진


올해 르노삼성이 힘든 시간을 보냈던 가장 큰 이유라면 신차 부재도 있지만 전략 차종의 활약이 작년보다 못했기 때문입니다.


SM6 판매량


2016년 40,513대

2017년 32,044대 (-20.9%)


현재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차량은 SM6인데 누적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9% 하락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QM6를 제외한 전 차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 하락을 기록중입니다.


▲ SM6


SM6는 쏘나타에 이른 2위에서 이젠 K5에 밀려서 3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현재는 가장 많은 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차량은 QM6 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서 판매량이 떨어진 상태 입니다.


쏘나타 뉴라이즈가 등장 하면서 SM6도 점점 힘을 잃고 있고 QM6 역시 내년에 쉐보레 에퀴녹스, 트래버스, 현대 신형 싼타페가 등장하게 되면 판매량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 QM6


두 전략 차종은 르노삼성의 좌청룡 우백호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에 이들의 부진은 곧 르노삼성의 부진을 의미 합니다. 내년에 클리오가 투입 된다고 해도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반전 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게다가 캡틴인 박동훈 사장이 급작스럽게 사임을 발표 하면서 르노삼성은 지금 다시금 어려운 상황속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작년 SM6, QM6 투타워의 맹활약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을 보면서 국내 완성차 시장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 주기를 바랬는데 이렇게 빨리 어려움에 직면하는 모습을 보니 안따깝네요.


▲ 굿바이 캡틴


현대차를 견제 하면서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주기를 바랬는데 말이죠.


새롭게 바뀐 캡틴은 과연 얼만큼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한국GM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르노삼성도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부디 그 길을 가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의 그 역동적인 모습을 새로운 캡틴과 함께 2018년에 다시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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