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그랜저 독주, 이젠 지겨운 이유


요즘 국내 자동차 시장에 혼자 튀는 모델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 오는데 현대 그랜저는 지금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며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와~ 대단한다 생각 했는데, 이런 행보가 10개월째 계속되다 보니 이젠 지치기 시작 하더군요. 이렇게 오랜 시간 한 차량이 월 1만 판매가 가능하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좁은 경쟁구조에 짜증이 날 정도 입니다.



정말 치열한 경쟁속에서 경쟁자를 물리치고 이런 목표를 만들었다면 뭔가 박수를 쳐주고 싶은데 경쟁자 없이 트랙을 혼자 돌면서 메달을 독식하고 있는 그랜저를 보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의 한계를 명확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랜저는 작년 12월에 출시가 되서 올 9월까지 10개월 동안 8월을 제외하고 매달 1만대 판매량을 돌파하고 있습니다.



8월 같은 경우도 파업의 여파로 판매량이 주춤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면 10개월 연속 1만대 대기록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미 9월에 10만대를 넘어서면 올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10만대 클럽에 가입한 모델이 되었습니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0만대의 대기록을 달성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14만대도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랜저 시리즈 역대 최대 판매량입니다.


뭐 거침이 없습니다.


이런 그랜저의 독주가 가능한 이유는 뭘까요?



신차 효과도 있고 차량의 우수함도 있겠지만 제가 볼때는 경쟁의 붕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소비자들은 준대형차 시장에서 마땅이 선택할 선택지가 없는 상태 입니다.


만약 내가 지금 준대형차를 사야겠다 마음먹고 시장을 조사 하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 한차량뿐이 없습니다. 바로 그랜저죠.


만약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수입차로 시선을 돌린다면 그래도 선택지가 있지만 국내 완성차 5개사로 한정 하면 사실상 그랜저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K7


형제기업인 기아에서 나오는 K7도 있긴 합니다.


신형 그랜저가 나오기 전에는 K7이 선전을 했지만 신형 그랜저가 나온 이후로 판매량이 많이 하락한 상태 입니다.


그랜저가 아니면 K7을 선택할 수 있지만 두 차량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고 성능에 있어서 대 부분 비슷합니다. 디자인에서의 차이를 보이고 성능도 뒤늦게 나온 그랜저가 더 앞서는 것이 사실 입니다.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늘 저평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 시선에는 K7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류가 아닌 오리지널을 찾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그랜저를 선택하게 됩니다. 만약 기아차가 독립된 회사였다면 그랜저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같은 회사 같은 자동차 그냥 모양만 다르다는 차이만 보일 뿐이지 그랜저의 경쟁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는 어떨까요? 


우선 쌍용차는 아예 경쟁차종이 없으니 제외 하겠습니다.


▲ SM7


르노삼성을 살펴보니 SM7이 있군요. 하지만 이 녀석은 그랜저의 라이벌이 될 생각은 애초에 포기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신형으로 나와서 붙어야 승산이 있는데 그럴 생각 없이 사골 모델로 현상 유지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월 400~500여대 판매 되는 것에 감사하면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팔리고 있는 것 만으로도 르노삼성은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 임팔라


그럼 출시될때만 해도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등장한 한국GM 임팔라는 어떨까요?


출시 초기만 해도 그랜저와 한번 해볼만 하다는 기대감을 심어 주었지만 그 기대감을 깨버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미국 직수입 차량이다 보니 물량 공급의 한계가 곧 닥쳤고 고무줄 같은 물량 공급에 소비자들도 지치기 시작하면서 임팔라의 판매략은 급락 했습니다.



이렇게 한번 소비자들의 관심에 벗어난 차량은 회복하기 어려운데 이제는 SM7 보다 못한 월 100~200여대 팔리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9월 누적 판매량


그랜저 104,246대

K7 35,968대

SM7 4,665대

임팔라 2,876대


이렇게 재미없는 모습이 되어버린 준대형차 시장에서 그랜저는 혼자 훨훨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랜저가 국내 시장에서 난다 긴다 해도 결국은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 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켜도 해외 시장에서는 영 맥을 못 쓰기 때문입니다.


▲ 그랜저HG


이전 모델인 5세대 그랜저 HG 역시 국내에서 돌풍에 가까운 판매량 기록을 했지만 야심차게 출시된 미국 시장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거의 폭망에 가까운 미국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그 결과 현대차는 미국에서 그랜저를 철수하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한국 최고 인기 차량인 그랜저가 미국에서는 쓸쓸하게 퇴장을 하는 결과를 맞게 된 것 입니다.


아직 미국에서 5세대 그랜저가 판매가 되고 있긴 하지만 월 200~300여대 팔리는 수준에 불과 합니다.



그리고 6세대 신형 그랜저가 국내에 나온지 10개월이 넘었지만 미국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언급도 안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진출할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랜저를 단종하고 좀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서 새로운 이름으로 미국에 재도전을 할 것이란 이야기가 있는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미국에서 그랜저는 한국과 완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그랜저의 국내서의 놀라운 독주는 경쟁차량의 부재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한국GM, 르노삼성에서 이 시장에 신경을 썼다면 이런 지겨운 돌풍을 10개월 동안이나 볼 일은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이제 국내 완성차에서는 그랜저를 견제할 차량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몇년동안은 등장하지 않을 것 같네요. 기아차도 K7이 그럭저럭 팔리고 있고 하기 때문에 별 변화를 두지 않을 겁니다.


해외 시장을 염두해 둔다면 좀 정성을 들이겠지만 K7도 한국에서나 잘 팔리지 미국에서는 그랜저랑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한국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시장이니 그랜저와 사이좋게 서로 파이를 나눠먹으며 1,2위 하면서 장기집권 체계를 이어 나갈 것 같습니다.


이젠 그랜저의 독주를 막아줄 선택지를 찾으려면 수입차 쪽에서 찾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그랜저가 10만대 기록을 만들어가며 샴페인을 터트리는 와중에 토요타에서 신형 캠리를 출시 했습니다.


사실상 그랜저의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하면 이젠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신형 캠리가 풀체인지로 거듭나면서 신차가 국내에 들어와서 그랜저 판매량에 어느정도는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랜저를 생각하는 소비층에서는 캠리를 구매 대상에 포함 시켜 비교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나온 신형은 경쟁력이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기에 한번 기대를 해보고 싶네요.


비록 가격적인 면에서 보면 여전히 그랜저가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차 특유의 화려한 편의장비와 옵션에서 캠리보다 앞서는 부분이 있습니다.


편의장비와 옵션에서 현대차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보여지는 성능에 있어서는 현대차도 이젠 나름 노하우를 쌓아왔는데 이런 부분 은 경쟁력이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었다 할 수 있겠네요.


▲ 신형 캠리 실내


하지만 내구성, 차량의 운동성능 등 차량 자체로 놓고 보면 캠리가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캠리가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고장 없고 성능 좋고 가성비적인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 하기 때문입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지금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데 캠리 하이브리드는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캠리


하이브리드는 토요타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에 캠리 하이브리드에 대한 기대는 해보셔도 좋습니다.


캠리 하이브리드

4,250만원


그랜저 하이브리드

3,683~4,821만원


가격적으로도 불어볼만 합니다.


그랜저의 10개월의 조금은 이상한 광풍을 누가 좀 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자가 없이 독주하는 모습은 별로 보기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라이벌을 찾을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기대할 것은 토요타 캠리 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일본차가 여러가지 논란을 만들어내면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어서 이번 캠리가 힘을 내줄지는 모르겠습니다.


누가 되던 간에 지루하고 재미없는 그랜저의 독주를 막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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