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크루즈 부활 조건, 66을 버려야 산다


제가 지난달의 자동차 판매량 확인을 할때 유심히 보는 차량들이 몇개 있습니다. 예전에는 현대차 아슬란이 있었다면 요즘에는 비운의 차로 불리며 한국GM을 힘들게 하는 크루즈 입니다.


아쉽게도 아슬란은 이제 완전히 생명줄을 놓은 상태라 이젠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크루즈는 아직 타올을 던지며 포기 하기엔 너무 이르기에 계속해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비록 판매량은 볼 때마다 눈물겹지만 신형 크루즈가 이렇게 한국에서 무너질 차량이 아니길래 일말의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런 마음은 한국GM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그래서 죽어가는 크루즈를 살리기 위해서 여러가지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가솔린에 이어서 디젤 모델을 공개 하면서 크루즈 살리기 대작전에 들어간 상태 입니다.



하지만 디젤 모델이 예전에는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도 못하기에 디젤 모델을 투입했다고 해서 크루즈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뛰어다닐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10월달에 297대가 판매된 크루즈에 약간의 힘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GM은 크루즈 디젤 투입으로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고 있는데 그래서 지난 2일날 열린 크루즈 디젤 시승행사에서 경영진들은 크루즈에 대한 잘못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이날 미디어 행사에서 주된 논란 거리는 변속기 였습니다.


크루즈, '66' 을 버려야 산다


이번에 출시되는 크루즈 디젤은 '6' 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선택할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 중에 하나가 기어단수 입니다.


기어가 높을수록 부드러운 주행에 연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에 이왕이면 높은 단수가 들어간 것을 선호합니다.


▲ GEN3 6단 장착한 크루즈 디젤


크루즈 디젤 기어단수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국내 출시 모델에는 6단을 장착 했지만 미국 판매 모델에는 9단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크루즈와 국내 판매 모델이 동일 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런 역차별 적인 부분은 현대차에서 그동안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한국GM이 덜 주목을 받아서 그렇지 역차별 모습은 현대차랑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 미국 크루즈 디젤 모델 탑재 하이드로 매틱 9단 변속기


이번에 나올 크루즈 디젤을 기다리면서 소비자들은 나름 기대를 했습니다. 혹시 미국 판매용 모델처럼 9단을 달아줄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다는 노래가사 처럼 공개된 크루즈에는 9단 대신에 이젠 국내 소비자들에게 너무 친숙한 6단 보령미션이 장착되었습니다.


이런 실망감을 한국GM도 잘 알고 있는데 6단을 장착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9단이 아닌 6단을 장착해도 별 문제 없는 이유


1. 기존 모델 대비 내부 효율 20% 넘게 개선

2. 기어비 최적화, 주행 및 변속시 동력 손실 최소

3. 가속 성능 대폭 향상

4. 내장된 오버드라이브 기능으로 고속주행에도 높은 실연비 달성

5. 교통체증이 심한 한국은 다단화 변속기 불리


이렇게 대략 5가지 이유를 들어서 크루즈 디젤 6단 변속기 탑재를 합리화 하려는 주장을 펼치는 것 같더군요.


뭐 다른 이유는 그렇다쳐도 마지막 부분에 한국은 교통체증이 심해서 다단화 변속기가 불리 하다는 말은 이게 말인지 방구 인지를 모르겠습니다.


▲ 뉴욕 교통체증


그러면서 하는말이 미국은 교통체증이 없고 원할해서 단수가 높은 변속기가 유리해서 9단을 달았다고 합니다.


그냥 간단하게 원가절감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하면 누구나 수긍하고 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텐데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로 6단 장착을 합리화 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GM도 현대차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어디를 가도 교통체증 없이 빵빵 뚫리는 도로만 있는 걸까요?


뉴욕같은 대도시는 한국보다 교통체증이 심한데 GM은 무슨 시골 변두리에서만 차를 파는 것도 아니고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 한국에서는 계속 저단 변속기만 팔아야 합니다.


자기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발언을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 대우 토스카


예전에 어떤 장면과 오버랩이 되기도 했는데 예전에 현대차가 대우에서 토스카 6단을 달고 나왔을때 국내 도로에서는 6단보다 4단이 더 효율적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친적이 있습니다.


그 논리라면 현대차는 지금도 4단을 장착한 차량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현대차를 보면 최고 8단변속기를 장착한 차량도 나온 상태인데 그리고 이런 다단화 변속기를 엄청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미 현대차에서 다 경험을 했기에 한국GM의 6단 옹호 발언은 다 말장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도 이런 말장난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 버렸고 지금까지 가루가 되도록 욕을 먹고 있는데 한국GM은 현대차의 그런 나쁜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냥 솔직히 있는 모습 그래도 이야기를 하면 그런 진솔함이 통할텐데 말입니다.


그런 진솔함을 보여주기 싫다면 미국과 동일한 9단 변속기를 장착한 크루즈를 국내에 선보여야 합니다. 한국GM이 아무리 한국에선 6단 변속기가 9단보다 좋다고 떠들어도 아무도 믿지 않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가격은 가솔린 보다 200만원 이상 더 비싸지는 차량에 6단을 장착한 크루즈는 라이벌인 현대 아반떼보다 연비에서도 밀리고 있습니다.



아반떼 디젤은 듀얼클러치 7단 미션에 1.6리터 디젤엔진을 달아 18.4km/l의 연비가 나오지만 크루즈 디젤은 일반 인버터 6단 자동미션으로 16km/l 의 연비가 나옵니다.


변속기 단수도 밀리고 연비도 밀리고 이런 상황에서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정말 크루즈가 부활하는 것을 보고 싶다면 과감한 결단으로 6을 버리고 9를 장착한 크루즈를 국내에 출시해야 합니다.


미국은 10개, 한국은 '6'개


한국GM은 6개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걸까요? 변속기도 '6'단 인데 교통사고시 생명과 직결되는 에어백 숫자도 '6'개 입니다.


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크루즈는 무려 10개의 에어백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 미국 판매 크루즈


9단 변속기에 동급 최고의 10개의 에어백을 장착한 크루즈는 미국에서 현대차 아반떼 보다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중입니다.


이런 장점이 있다면 저라도 아반떼 보다는 크루즈를 살 것 같습니다.


이번 미디어 시승기때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은 없었던 것 같은데 과연 한국GM은 에어백에 대해서 어떤 대답을 했을지 궁금 합니다.


▲ 한국 판매 크루즈


"한국은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심하게 다치지 않아서 6개도 충분하고 미국은 교통체증이 없어서 차가 쌩쌩 달리기 때문에 사고시 10개의 에어백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렇게 대답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크루즈의 핵심중에 두개인 변속기, 에어백이 미국과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크루즈가 올 상반기에 한국에 들어온다고 했을때 소비자들은 이런 부분을 기대를 했습니다.


9단변속기에 10개의 에어백을 장착 한다면 아반떼와 붙어 볼만 하겠구나 생각했지만, 기대와 달리 기존 모델들과 같은 보령산 6단 미션에 에어백은 6개로 나오니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으로 가격은 아반떼 보다 300만원 가량 높게 나왔습니다. 그렇게 하고 가격이라도 저렴 했다면 아마도 욕을 먹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제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이제 이런 불합리한 부분을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미국과 다른 성능과 높은 가격 그리고 초반 에어백 품질 논란 이슈로 생산이 중단되며 스스로 화를 자초한 크루즈는 출시이후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 아반떼


이제 월 판매량이 200여대 수준까지 추락 했는데 아반떼가 월 7천대 가량 판매가 되는 것과 너무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그리고 늦게 공개한 디젤 모델 역시 미국과 다르기에 큰 기대를 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미국과 같은 조건의 크루즈를 한국에 출시 했다면 미국과 같은 인기를 끌었겠지만, 다른 크루즈를 출시 했으니 결과 역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젠 더 이상의 구차한 변명으로는 크루즈를 부활 시킬 수 없습니다.




죽어가는 크루즈를 살리려면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동일한 스펙으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한국GM이 계속 요행을 바라고 '66'에 집착하는 이상 크루즈가 기사회생 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철수가 아닌 앞으로 장사를 계속할 마음이 있다면 이젠 소비자들에게 요행이 아닌 진심으로 다가와야 합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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