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사드 해빙 무드, 현대차 중국서 부활할까?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당국이 한한령을 내린 이후 보기 어려웠던 중국인들인 요즘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면세점 앞이나 한강 등지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확실히 많아졌더군요.


확실히 사드 갈등의 해빙 무드가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중국관광객(유커)들이 오지 않아서 서울이 조용하고 한가해서 좋았는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니 살짝 아쉽네요.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에 목숨을 거는 관광업계나 관광지 종사자들은 오랜만에 활짝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유커들의 발 걸음이 뚝 끊어져서 큰 타격을 받아서 울상이었는데 말입니다.


사실 사드 여파로 인해서 좋아했던 국민들도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 롯데월드타워


롯데 그룹은 중국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결국 중국에서 롯데마트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이 반토막이 나면서 엄청난 판매부진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사드 해빙 무드가 물씬 느껴지는 요즘 현대차는 웃고 있습니다. 아마도 사드 논란으로 인한 핍박(?)을 받지 않으면 충분히 중국 시장에서 부활 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겠죠.



하지만 사드 해빙 무드를 통해서 현대차가 과연 부활할지는 의문 입니다.


중국은 현대차에게 정말 중요한 시장입니다.


중국시장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 되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총 788만대를 판매 했는데 이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23% 였습니다.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하락할 수 밖에 없기에 현대차는 중국시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을 들인것과 다르게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높아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지면서 판매량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작년과 비교해 보면 올해 8월까지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무려 44.7% 줄어든 상태로 거의 반토막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현대 투싼


올해 중국 시장 장사는 망쳤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성적이 참담하기에 올해 글로벌 판매량 역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을 사드 보복 때문에 생긴 일이고 보복이 풀린다면 충분히 부활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부진의 원인을 자사의 경쟁력 저하가 아닌 사드 보복이 주된 원인이라고 돌리고 있는 것 입니다.


이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드 여파로 시작된 한한령 때문에 한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진 건 맞습니다.


롯데 마트도 불매 운동으로 타격을 받았고 결국 철수로 가닥을 잡았고 현대차 역시 판매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 입니다.


▲ 현대 iX35


하지만 작년과 비교해 볼 때 판매량이 반토막이 난 것을 온전히 사드 보복으로 돌린다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지만 현대차의 판매량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차량의 경쟁력 저하로 보는게 맞을 겁니다.


사드 보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4월 이후 판매량이 급격하게 떨어지긴 했지만 그전부터 이미 판매량은 큰 폭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겪으로 타이밍이 절묘 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사드 보복 때문이라 포장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언론에서도 현대차의 중국 시장 부진을 사드 보복으로 보도하는 경우가 많아서 국내 소비자들 역시 중국 정부의 탄압 때문에 현대차가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차의 경쟁력 저하를 질책하기 보다는 소인배 중국을 비난하는 모습이 더 컸던게 사실 입니다.

현대차는 적지에서 총알을 맞으며 희생하고 있는 순교자의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어서 어찌보면 전화위복(?)의 시간이 될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사드 보복으로 부진을 포장할 수 있었기에 그 기간 동안 아마 열심히 대책 마련에 돌입하고 있었을 겁니다.


왜? 우린 중국 시장에서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가 하고 말이죠.


중국이 아무리 사드 보복을 한다고 해도 만약 현대차의 차량이 경쟁력이 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량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반토막에 가까운 판매량 하락은 없었을 겁니다.


이미 사고 싶은 차량들이 없는 상태에 사드 사태까지 터지니 중국 소비자들의 미련없이 현대차를 떠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잘 나가는 현대차가 힘을 잃어버린 것은 시장의 트랜드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것 때문에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 현대 소형SUV 코나


지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세단(승용차) 에서 SUV 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2000년 글로벌 판매량이 연간 500만대에 불과했던 SUV는 2015년 연간 2000만대로 수직 상승 했습니다.


15년만에 4배이상 성장을 했는데 중국에서의 성장이 상당히 가팔랐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SUV 점유율은 이제 30% 정도로 커졌는데 현대차는 여전히 세단 중심의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현대차가 시장의 흐름을 빨리 읽고 좀 더 빨리 세단에서 SUV 중심 전략을 펼쳤다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겁니다.


▲ 현대 싼타페


글로벌 자동차가 거의 다 진출해서 진검승부를 펼치는 중국에서 현대차가 가진 SUV 라인업은 'ix25, ix35, 투싼, 싼타페' 네대가 전부 입니다.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초라한 구성으로 중국에서 제대로 붙어보겠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 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라인업으로도 충분히 통하겠지만 중국에서 현대차말고 선택지가 무궁무진 합니다.


한국에서는 소비자들의 애국심으로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지만 중국은 완전히 다릅니다. 경쟁력이 없다면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한국차보다 좋은 일본차, 유럽, 미국차들이 즐비하고 이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버린 중국차 브랜드의 약진은 눈부실 정도 입니다. 이제 현대차는 중국차 브랜드에게도 밀리는 상황입니다.



▲ 하발 H6


중국 SUV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는 것은 중국 업체인 하발의 H6 입니다.


2016년 58만 683대를 기록하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반면 현대 싼타페는 2016년 2만2483대만 팔렸을 뿐 입니다.


중국현지 가격


하발 H6

11만8800~14만6800위안(1970만~2440만원)


현대 싼타페

22만4800~28만9800위안(약 3740만~4820만원)


단순 가격 비교를 해도 싼타페보다 H6가 훨씬 저렴 합니다.


▲ 하발 H6 실내


품질도 싼타페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고 가격은 훨씬 저렴하니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올 4월에는 풀체인지 신형 모델로 돌아 왔는데 디자인만 봐도 이젠 중국차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 입니다.


현대차가 요즘 세계의 탑 디자이너를 블랙홀 처럼 빨아 들이고 있는데 중국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하발 H6의 디자인은 BMW X5, X6 등의 디자인을 담당한 BMW 출신 디자이너 피에르 르클레르가 맡았습니다.


이제 디자인면에서 현대, 중국차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 체리 엑시드TX


사드 해빙 무드가 형성되면서 현대차도 중국에서 판매량을 조금씩 올리고 있긴 합니다. 현대차는 10월에 7만5005대를 판매해서 전월에 비해서 상승을 했지만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22.1% 줄었습니다.


중국에서 다른 브랜드들의 놀랍게 성장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10월 중국차 판매량은 224만8959대로 한국 연간 판매량보다 훨씬 많은데 현대차는 겨우 7만대를 판매하고 있을 뿐 입니다.


현대차에 지금 필요한 건 사드보복이 사라지는 것 보다 SUV 라인업을 늘려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브랜드 파워는 갈수록 떨어지고 품질 역시 이젠 중국과 별 차이는 없는데 가격만 높은 상황이라 판매량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현대 코나



소형SUV 코나의 빠른 투입에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진출도 필요하고 전기차등 친환경차 분야를 밀고 있는 중국이라 전기차, 수소차에 집중 한다면 반전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SUV 라인업의 확충은 시급합니다.


사드 해빙 무드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은 현대차는 만약 이번에도 반등에 실패를 한다면 중국 시장에서 3류 브랜드로 전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앞으로 어떤 놀라운 변화가 있을지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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