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야기, 카이

파워게임 희생양 크루즈, 결국 1년만에 비운의 단종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현실은 되지 않았으면 했던 일이 결국 벌어졌습니다. 바람앞에 등불 같은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던 한국GM이 결국 군산공장 폐쇄 조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최근 메리 바라 GM 회장의 발언 이후 한국GM 철수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마자 바로 터진 군산 공장 폐쇄 소식은 예상을 했음에도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군산공장 폐쇄 소식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는데 GM의 서슬퍼런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메리 바라 GM CEO


확실히 보스(메리 바라)가 미국에서 한 마디 하니 한국의 카허 카젬 사장이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보스의 힘이 무섭긴 무섭네요.


메리 바라 회장인 한국GM은 이제 이익을 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경고를 한 후에 빠르게 이루어진 작업인데 오래전부터 회사내에서 군산공장 폐쇄에 대한 결정은 이미 내려졌을 겁니다.


사실 군산 공장은 지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산공장은 최근 3년 동안 공장 가동률이 20%에 머물러있고 요즘에는 한달 가동일이 5~6일에 불과하며 8일 부터는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 입니다.


▲ GM 미국 본사


결국 이런 암울한 상황이 지속될 거라 판단한 한국GM 입장에서는 공장을 폐쇄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군산공장은 생산이 중단된 상태에서도 근로자들에게 평균 임금의 8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하고 있고, 가동률이 20%에 머물러 있었던 상황에서도 매년 1500억원씩 인건비 적자를 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로서 1997년 누비라를 생산하며 승용차 공장으로 문을 연 군산 공장은 결국 이렇게 쓸쓸하게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잘 나가던 시절에는 연간 26만대(2011년)의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GM이 2013년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 시키면서 타격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군산공장에서 생산된 차량 상당수가 유럽에 수출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4년 8만4000대 2016년 연간 3만4000대로 해마다 줄어들면서 이런 우울한 미래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수도 3671명에서 2000명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공장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해 가고 있었습니다.


▲ 크루즈


그리고 군산공장 폐쇄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이유는 신형 크루즈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크루즈가 제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지금과 같은 최악의 위기 상황까지 찾아 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믿었던 신형 크루즈는 작년 국내 시장에 데뷔하고 난 후 재앙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GM의 위기탈출 카드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크루즈가 오히려 불난 집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무려 9년만에 풀체인지 신형으로 돌아온 크루즈는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미국에서의 성적도 좋았는데 국내 준중형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아반떼와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의 역할만 해준다면 국내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는 재앙으로 바뀌었습니다.


출시 전부터 품질결함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과 아반떼보다 비싼 가격으로 논란을 만들어냈고 결국 다시 가격을 내리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떠나버린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엔 이미 늦었습니다.


▲ 크루즈 디젤


작년 하반기에 뒤늦게 투입한 디젤 모델도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습니다.


정말 신차가 이렇게 폭망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외면을 받은 크루즈는 출시 후 단 한번도 시장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2017년 연간 판매량이 1만554대인데 이는 2016년 1만847대보다 2.7% 하락한 수치 입니다.


▲ 구형 크루즈


9년된 사골 모델보다 새롭게 투입된 신차의 판매량이 더 낮았다는 것 만큼 굴욕적인 기록이 있을까요?


이런 역대급 실패 사례를 남긴 크루즈 덕분에 미국 GM에서도 군산공장 폐쇄를 편하고 빠르게 결정했을 겁니다.  


군산공장에서는 지금 두 차종이 생산이 되고 있는데 하나는 올란도, 나머지 하나가 크루즈 입니다.


▲ 올란도


올란도 역시 단종이 이야기가 빠지지 않은 차량으로 사실상 판매량을 기대할 수 없는데, 유일한 희망 이었던 크루즈가 이렇게 역대급 실패를 만들어내면서 사실상 희망은 사라졌다 할 수 있습니다.


이 녀석의 활약 여부에 따라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서 군산공장은 5월에 결국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공장이 지금처럼 잠시 생산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패쇄하기로 했다는 것은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차량들은 자동적으로 단종이 된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1년만에 단종 되는 비운의 크루즈


한국GM은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던 올란도, 크루즈를 다른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하면서 결국 크루즈는 나온지 1년만에 단종 되는 비운의 차량이 되었습니다.



작년 3월에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었는데 1년도 안된 2월에 단종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 상당히 씁쓸 합니다.


아직 단종은 아니지만 한국GM에서 남아 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더 이상 생산을 안 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부터 단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를 걸었던 차량인데 이렇게 회사 철수설의 도화선을 당긴 차량으로 한국 자동차 역사에 기록될 걸 생각하니 아쉽네요.


미국에서는 작년 18만4751대가 판매 되면서 아반떼(19만8210대)와 멋진 경쟁을 펼쳤기에 한국에서도 그런 모습을 그려주기를 기대했지만 저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 크루즈 미국


아마도 미국에서 직수입하는 OEM 크루즈 였다면 그런 역할을 조금은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생산되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성능 차별이 논란거리가 되면서 밉보여 결국은 이런 굴육적인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크루즈가 폭망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소비자들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GM이 정말 한국에서 차량을 판매할 생각이 있는 것 일까?'


그 이유는 너무 뻔히 보이는 실패의 길을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아반떼 보다 비싸게 책정한 가격도 그렇고 초반에 터진 품질 논란 그리고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델과 다른 성능의 차별 등 실패할 요소들이 한두개가 아니었습니다.


▲ 미국 GM본사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GM이 국내 철수설을 정당화 시키기 위해서 신형 크루즈를 일부러 희생 시켰다는 음모론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만약 크루즈가 잘 팔렸다면 지금과 같은 철수설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테니 말입니다.


지금 GM은 철수설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 GM이 한국을 떠나게 되면 부평공장 1만명, 군산공장과 창원공장이 각각 2000명, 파워트레인을 제조하는 보령공장 600명, 청라 연구소 800명, 서비스센터 700명 등 약 1만6000명의 인력이 모두 일자리를 잃기 됩니다.


여기에 1~3차 협력업체 3000여곳에서 일하는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약 30만명의 일거리가 사라집니다. 


일자리가 최우선이라고 외치는 정부에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GM은 이런 것을 빌미로 정부에 3조원 규모의 증자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 GM호주 공장의 마지막 생산 차


혈세로 도와달라는 이야기인데 마치 GM이 호주해서 하던 것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호주정부도 어려움에 처한 호주GM을 위해서 12년간 무려 2조3500억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보조금을 끊자 마자 GM은 호주에서 미련 없이 짐싸고 떠났고 호주에는 디자인센터만 남은 상태 입니다.


파워게임의 희생양 크루즈


이번 군산공장 폐쇄결정으로 GM과 한국정부의 힘겨루기가 시작 되었는데 여기서 이기면 보조금을 받아서 좋고 그렇지 않고 철수해도 GM 입장에서는 아쉬울게 없습니다.



5천억에 대우차를 인수해서 지금까지 최소 2조원의 이익을 냈다고 하는 언론기사를 보면 말입니다.


크루즈는 뭔가 이런 정치적인 파워게임에 희생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결국 현상황을 보면 철수설을 위한 큰그림의 희생양이 되었다 할 수 있는데, 나쁜기억 안고 한국을 떠나는 크루즈에게 그저 작별의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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