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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재협상 성공적? 현대차는 청천벽력


지난주말 부터 시작된 중국발 미세먼지로 서울은 재앙 수준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주말도 상당히 기분 나쁘게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어제도 하루종일 미세먼지로 답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런 답답한 정세 속에서 일요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타결 결과를 보니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 따져보면 자동차 회사들에겐 반가운 소식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타결된 한미 FTA에서 자동차 회사는 이득을 많이 봤습니다. 작년 대미 무역 흑자 178억 6천만 달러에서 자동차는 무려 129억 6600만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호시절을 누려왔던게 사실 입니다. 


이렇게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열심히 꿀을 빨고 있는 것을 알고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꼴을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았을 겁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FTA 재협상


무역 불균형을 앞세워 다시 재협상에 들어갔고 이번에 타결된 협상안에 자동차 회사가 불리한 조항이 결국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최근 철강관세 이슈가 터지는 등 협상전부터 한국이 불리한 부분이 여러개 있었는데 한국산 철강제품 관세 유예, 농업분야 추가개방 저지 등 막을 수 있는 건 막은 대신에 자동차 부분에서는 양보를 했습니다.


자동차 부분에서 워낙 큰 대미무역 흑지가 발생하고 있어서 아마 이 부분에 대한 압박이 상당히 심했을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 모든 카드를 다 잡을 수 없기에 결국 양보를 해야 했고 그것이 바로 자동차고 그 중에서 가장 타격을 받게 된 것이 '픽업트럭' 입니다.


▲ 포드 레인저


20년 늘어난 픽업트럭 관세유예


기존에 체결된 FTA협정에서는 미국에서 2021년까지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지만, 이번 재협상을 통해서 철폐 기간이 21년이 아닌 2041년까지 무려 20년이나 연장이 되었습니다. 


아직 국내 완성차 회사들이 픽업트럭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위치다 보니 이번 결과에 대해서 잃을 것 보다 얻은게 많다는 의견인데 일단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당혹 스러운 협상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충격을 받은 업체는 현대차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픽업트럭 도전 선언한 현대차는 청천벽력


그동안 픽업트럭 시장에서서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노심초사 고뇌만 하다가 이제서야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이런 재앙에 가까운 소식이 전해졌기 대문입니다.


픽업트럭은 국내에서 생소한 세그먼트 입니다.


그러다보니 그까이거~ 그냥 뭔지도 모르는 픽업트럭 포기하고 다른 걸 얻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픽업트럭 포기카드를 꺼내든 것은 미국에서 픽업트럭의 의미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 쌍용 렉스턴 스포츠


픽업트럭은 국내에서 아직은 별 인기를 얻지 못하는 차량입니다. 쌍용차가 최근 렉스런 스포츠를 출시 하며 인기몰이를 하면서 슬슬 국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는 중 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다른 세그먼트가 아닌 픽업트럭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내선 존재감이 없지만 미국에서는 그들의 영혼이라고 할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포드 픽업트럭


현재 다른 자동차 분야에서는 일본차들에게 자리를 빼앗기며 자존심이 상한 상태인데 픽업트럭 분야에서는 아직 미국 빅3 브랜드가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풀사이즈 초대형 픽업트럭 시장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꽉 잡고 있습니다.


일본차 브랜드들이 오랜시간 픽업트럭 시장에서 공을 들이고 있지만 유독 풀사이즈 픽업트럭 부분에서는 큰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포드 F150


미국 자동차 시장의 베스트셀링카 베스트3를 찾아보면 포드 F시리즈, GM 실버라도, FCA램이 늘 차지하고 있는데 이녀석들이 모두 픽업트럭입니다.


▲ 쉐보레 4세대 실버라도


미국차의 경쟁력이 가장 강한 곳이 픽업트럭입니다.


그리고 한국차의 경쟁력이 가장 없는 것이 픽업트럭인데 이런 상황에도 한국차의 도전을 초반부터 막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를 보면 그들이 픽업트럭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픽업트럭은 없습니다.


쌍용차가 국내 완성차 업체중에서 유일하게 만들고 있긴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주로 팔고 있고 유럽이나 중동 일부 지역에서 수출을 하는 정도 입니다.


현대차는 그동안 노심초사 고민한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지금까지 픽업트럭 단 한모델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SUV도 타이밍을 놓쳐서 고전하고 있는데 픽업트럭에서도 동일한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 현대 싼타크루즈 픽업트럭 컨셉카


결국 미국 딜러들의 강력한 요청과 시대적 흐름을 따라서 결국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을 하고 2021년 시장 개방 시점에 맞춰 본격적인 픽업트럭 개발에 들어간 상태 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번 FTA 재협상에서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가 2041년까지 유예가 된다는 최악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국내서 생산된 픽업트럭의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혔다고 보면 됩니다.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완전 초짜인 현대차가 그나마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것은 가격인데 25%의 관세를 받고서는 도저히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풀사이즈 대형시장은 미국 빅3가 장악하고 있고 중소형 부분은 오랜 시간 노력해온 일본차가 차지하고 있기에 현대차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지 않고는 파고들 구멍이 없습니다.




▲ 토요타 툰드라


저렴하게 중소형 전략을 구상중인 현대차에게 관세 유예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하려면 무조건 미국공장에서 생산을 해야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예정대로 관세만 철폐가 된다면 한국에서 생산해서 한국시장도 공략과 동시에 미국에 수출도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일히 꼬이게 되면서 현대차의 계획도 꼬여 버렸습니다.


거기에 미국 생산차를 국내에 들여올 경우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사실상 국내 판매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시장 진출에 미국차들이 불안을 느꼈던 걸까요?


어른이 이제 태어날 신생아를 보고 미리 겁먹은 것 같기도 한데 사실 이번 픽업트럭 관세 유예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장 이득을 보는 건 미국차가 아니라 일본차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차가 공략할 시장은 어차피 미국차가 장악하고 있는 대형급이 아닌 일본차가 포진하고 있는 중소형 시장이었기 때문입니다.


▲ 토요타 타코마


미국이 알아서 자신들의 미래의 라이벌을 견제해 주면서 일본차들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오랜 시간 현대차의 픽업트럭 출시에 대한 염원이 있었는데 이번 재협상 결과로 그 염원이 사라질까봐 걱정 입니다. 지금도 늦게 뛰어든 것인데 여기서 더 늦쳐지게 된다면 사실상 끝 났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현대차도 그렇지만 렉스터 스포츠의 국내 인기에 힘 입어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 계획을 선언한 쌍용차도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 쌍용 렉스터 스포츠


이번 FTA 재협상으로 한국차의 미국 시장 픽업트럭 도전기는 상당히 힘든 항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재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해 수출하는 업체가 없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픽업트럭 진출의 꿈이 멀어지게 만든 부분은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현대차가 싫어할 조항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국내서 수입되는 수입차량은 한국의 안전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미국산 차량 쿼터 5만대로 확대


하지만 이전에 체결한 한미 FTA에서 미국차는 연간 판매량이 2만5천대까지는 한국이 아닌 미국 안전기준을 따르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재협상에서 미국은 2만5천대에서 5만대까지 늘리는데 성공 했습니다.


▲ 렉서스 ES


작년 미국 제작사별 수입 물량이 포드 8107대, GM 6762대, 크라이슬러 4843대 등 1만대를 넘지 않기에 한국에 유리한 협상결과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미국 브랜드로 한정된 것이 아니라 미국산 생산차량을 모두 의미 합니다. 국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벤츠, BMW, 렉서스, 토요타, 혼다 등 국적에 상관없이 한미FTA 규정을 따르게 됩니다.


요즘 국내 완성차 업체가 부진한 틈을 타서 수입차가 폭풍할인을 펼치며 세력 확장이 예사롭지가 않은데 이번에 5만대로 늘어난 미국산 자동차 쿼터제로 수입차들은 더욱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국GM 역시 이번 조치를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을텐데 앞으로는 국내 생산용 차량보다는 미국에서 직수입하는 무늬만 국산차 비율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현대차는 이번 FTA 재협상 결과로 픽업트럭 시장 도전에 먹구름이 몰려오게 되었고 늘어난 미국산 쿼터제로 인해서 수입차들의 거센 압박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번 FTA 최대 희생양은 현대차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현대차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워낙 좋지 못하다 보니 오히려 잘 되었다는 반응이 더 많은게 사실 입니다.


현대차 스스로 자초한 결과니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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